2000년대에 활동을 시작한 한국의 대표적인 동시대 예술가 3명 - GWON O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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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 활동을 시작한 한국의 대표적인 동시대 예술가 3명

2022.02.14

Editorial Team

1997년 외환 위기를 겪은 뒤 2000년대 한국 동시대 미술계는 많은 변화를 맞이하였다. 문화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에서는 아직 주목 받지 못한 작가들을 위한 문화 정책을 늘렸고, 한국 동시대 미술계의 새로운 움직임을 성장시켰던 대안 공간들이 생겨났다. 또한 더 많은 아트 페어와 경매 회사들이 생기면서 한국의 미술 시장도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서울 밖의 지역에서 개최되는 아래 전시들은 2000년대 전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작가 활동을 해 한국 동시대 미술계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세 명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Installation view of Hyungkoo Lee's solo exhibition "Chemical" at Doosan Gallery, Seoul. Photo by Aproject Company.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한국 동시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를 조명하기 위해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이라는 전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리즈의 네 번째 작가로 이형구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Ⅳ-이형구” 개인전은 2022년 3월 29일부터 8월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약 20년간의 작품 활동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신체를 주제로 한 이형구(b. 1969) 작가의 설치 작품은 해부학이나 고고학을 가장한 유사 과학을 연상시킨다. 초기 연작 중 ‘오브젝츄얼스’에는 사람 신체 일부를 보철 기구로 확대·왜곡하고, ‘아니마투스’는 만화 캐릭터들의 과장된 자세 그대로 골격 구조를 제작한다. ‘기암괴석’이나 ‘X variation’와 같은 최근 연작들은 조금 더 추상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작가는 공간 안에서 우리 신체가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마치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발굴물 같은 거대한 설치를 제작하거나 조각난 신체 기관의 파편들을 공중에 흐트러뜨리듯 설치해 마치 작은 우주 속을 걷는 듯 이동함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는 설치를 제작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몸이 갖는 한계와 가능성을 고찰한다.

이형구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2017),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관(2018), 부산시립미술관(2013) 등 국내 굴지의 미술 기관에 전시를 한 바 있으며,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2007)에 참여하였다.


Gwon Osang, 'New Structure 4 Prism & Macallan,' 2014, Inkjet print, Aluminum, 108.2 x 77.5 x 124.4 in

수원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네 개의 공간 중 하나인 수원시립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오는 2월 18일부터 5월 15일까지 “권오상 x 아워레이보”전을 선보인다. ‘사진 조각의 선구자’로 알려진 권오상 작가와 미술 기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가 협업을 한 전시이다.

권오상(b. 1974)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조각’이다. 권오상 작가는 2차원의 사진으로 3차원의 입체적인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조각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작가는 사진, 콜라주, 그래픽,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조각의 개념을 실험하는 작업을 한다. 또한 권오상 작가는 럭셔리 상품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소비주의나 자본주의와 같은 오늘날의 시대상을 비추는 작품을 창작한다.

권오상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온라인 아카이브와 아트 마켓 플랫폼을 준비 중인 K-ARTIST.COM에 참여하고 있으며, 아라리오 미술관, 영국의 맨체스터 미술관, 일본의 오키나와 현대미술관 등 여러 기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리움미술관, 싱가포르 미술관, 자블루도비치 컬렉션 등 세계 여러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Installation view of Sungsic Moon's solo exhibition "Life" at Kukje Gallery in Busan.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국제갤러리 부산에서는 문성식 작가의 개인전 “Life 삶”이 오는 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작가의 개인적인 일상과 추억을 포착한 새 유화 드로잉 작품, 대형 장미 회화 그리고 몇 점의 전작을 모아 1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문성식(b. 1980) 작가는 가장 기본적인 미술 기법, 제작 과정,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작가이다. 그는 특히 회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연필로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오일 드로잉’ 연작은 연필로 아직 마르지 않은 유화에 선을 긋거나 드로잉을 한 작업이다.

문성식 작가는 즉흥성, 단순함,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일상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동시에 작가의 기억을 기반으로 평범한 삶에 대한 심리적 풍경을 묘사하기도 한다.

문성식 작가는 2005년 25세의 나이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참여한 최연소 작가였다. 현재는 국제갤러리 소속 작가로 활동 중이며, 리움 미술관, 하이트 컬렉션, 두산아트센터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References

Writings

Criticisms

환영과 실재를 가지고 노는 새로운 방법 – 권오상

2004년 2월 17일,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리얼 리얼리티》전의 오프닝에서 권오상은 모든 ‘90년대적인 것’들을 뒤로한 채 작지만 의미심장한 승리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는, 국제갤러리의 《리얼 리얼리티》전을 통해, 1990년대가 만들어 놓은 당대미술의 지형 위에서 진행되어온 2차 베이비부머 세대 작가들의 모호한 경쟁체재에서 처음으로 상업적 성공의 문을 두드린 작가가 됐기 때문이었다. (2차 베이비부머는 1970년대 초․중반 태생들을 말한다. 한국의 전후 출산통계의 그래프는 쌍봉낙타의 등처럼 두 개의 나란한 봉우리를 그린다. 1차 베이비부머들은 196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이들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386 세대의 주축이 바로 그들이다. 1971년 즈음에는 인구 증가가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1970년대 중반에 이르면 인구가 폭증한다. 그때 태어난 이들이 2차 베이비부머들로, 바로 대중소비문화를 이끈 서태지 세대가 그들이다.) 《리얼 리얼리티》전은 국내의 상업화랑 시스템이 30대 초반의 젊은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을 내세운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이었다. (《리얼 리얼리티》전은 형식적으로는 배병우(1950년생), 권오상(1974년생), 이윤진(1972년생), 이중근(1972년생)의 4인전이었으나, 실제로는 권오상, 이윤진, 이중근의 3인전이었다.) 게다가 전시오픈 이후 바로 준비한 에디션의 다수가 판매됨으로써 “한국에도 젊은 내국인 작가들의 작업을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렇다면 새로운 틈새시장이 개척된 것일까? 아니나 다를까, 얼마 뒤인 2005년 2월, 권오상은 씨 킴(김창일) 회장이 이끄는 아라리오 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발탁되어 세간의 이목을 한데 모았고, 곧 1년간의 휴지기에 돌입했다. (2006년 현재 아라리오 갤러리의 한국인 전속작가는 권오상, 구동희, 이형구, 정수진, 백현진, 박세진, 이동욱, 전준호의 총 8명이고, 중국인 전속작가는 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왕광이, 위에 민준, 장 샤오강, 류 지엔화, 수 지엔 구어, 팡리준, 쩡하오의 총 7명이다.)

2006.12.20